미국 자동차 도둑들의 절도 방식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 ‘기아보이즈(Kia Boys)’로 불렸던 청소년 범죄조직이 현대차와 기아차를 상대로 한 절도 수법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데 이어, 이번에는 픽업트럭 브랜드 ‘램(Ram)’이 새로운 범죄 타깃이 되고 있다.
최근 미시간주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이 신종 절도는 차량 전체를 훔치는 것이 아니라, 램 트럭 내부의 터치스크린만 빠르게 탈취한 뒤 그대로 도주하는 방식이다. 특히 주차된 차량의 운전석 쪽 뒷유리를 깨고 문을 연 뒤, 센터패시아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를 떼어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30초 안팎에 불과하다.
문제는 램 트럭의 터치스크린이 구조적으로 나사 단 두 개만으로 고정돼 있어 범죄자들이 손쉽게 분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범행에 필요한 공구를 갖춘 이들은 차량에 진입하자마자 곧바로 스크린을 탈거해 도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최근 두 달 사이 최소 16건의 유사 범죄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범행은 한두 명의 단독범이 아닌, 여러 개의 소규모 조직이 연계된 계획적인 범죄로 파악된다. 특히 피해 차량이 모두 램 트럭이라는 점에서 특정 부품만 노리는 정밀 도난 수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터치스크린 하나만 도난당해도 차량 소유자에게는 수백만 원대의 수리비가 발생한다. 여기에 유리창 파손까지 더해지면 피해 금액은 더 커진다. 도난된 장치는 온라인상에서 불법 거래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유통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가급적 차량을 실내 주차장에 보관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다만, 범행이 워낙 짧은 시간 안에 이뤄지는 만큼 완전한 방어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례는 현재 미시간 트라이카운티 지역 전역에서 보고되고 있으며, 유사 수법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량 제조사가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거나 구조적인 보완에 나서지 않는 이상, 터치스크린이 장착된 램 트럭이 계속해서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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