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브랜드 둥펑이 선보인 소형 전기 SUV ‘나노(Nano) 06’이 기아 EV3와 지나치게 닮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아가 EV3의 중국 출시를 검토 중인 가운데, 둥펑이 먼저 유사한 디자인의 차량을 내놓으면서 또 한 번 ‘중국산 짝퉁’ 논란에 불이 붙었다.
나노 06은 지난 4월 공개된 뒤 최근 중국에서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첫인상부터 EV3를 떠올리게 하는 이 모델은 각진 차체 비율과 전면부 헤드램프 디자인, 휠 아치, 17인치 알로이 휠까지 흡사한 요소가 적지 않다. 둥펑은 “별개의 차량”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우연이라고 보기엔 닮은 점이 너무 많다”라는 반응이 나온다.
물론, 다른 점도 있다. 앞뒤 범퍼와 테일램프 형상을 달리했고, 후면에는 상하 분리형 테일게이트를 적용해 야외 활용성을 높였다. 실내는 파노라마 선루프와 소파형으로 변형 가능한 2열 좌석이 특징이다. 트렁크는 500리터 수납이 가능하며, 앞쪽 프렁크 공간도 70리터로 실용성을 더했다.
12.8인치 독립형 디스플레이와 8.8인치 디지털 계기판, 2스포크 스티어링 휠 등 인테리어 구성은 중국 전기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성을 따른다. 크기는 전장 4306mm, 휠베이스 2715mm로 EV3보다 조금 더 크며,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도심형 패밀리 SUV’로 홍보되고 있다.
또한, 차량은 전용 플랫폼 ‘퀀텀 아키텍처 3호’를 기반으로 하며,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9.5kg·m의 단일 모터를 탑재했다. 배터리는 44.94kWh와 51.87kWh 두 가지이며, 1회 충전 시 각각 401km와 471km(CLTC 기준) 주행이 가능하다. 고속 충전 시에는 5분 만에 100km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나노 06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이다. 판매가는 약 1,530만 원에서 약 2,101만 원으로, 독일 기준 5,600만 원부터 시작하는 EV3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기아가 EV3를 중국 시장에 출시할 경우, EV5와 마찬가지로 현지 가격을 대폭 낮춰야 할 가능성이 크다. 참고로 EV5는 현재 중국에서 약 2,85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나노 06은 중국 내에서 BYD ‘위안 업’, 우링 ‘빙고 플러스’, 바오준 ‘옙 플러스’ 등과 경쟁하게 된다. EV3 짝퉁 논란은 계속되고 있지만, 가격과 구성을 앞세운 나노 06은 벌써부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디자인 논란은 기아의 대응 여부에 따라 다시 한번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auto@thedrive.onlythebestchoice.com
[저작권자ⓒ 더드라이브(TheDriv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