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비틀은 수십 년에 걸쳐 전 세계 자동차 마니아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온 모델이다. 드래그 머신부터 듄 버기, 픽업트럭, 캠핑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개조 프로젝트의 출발점이 돼왔으며, 1960년대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 사막 레이싱 문화에서 파생된 ‘바하 버그(Baja Bug)’ 또한 그 연장선에 있다. 이번에는 영국 튜닝 전문 업체 트위스티드 오토모티브(Twisted Automotive)가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오프로더 콘셉트 ‘T-Bug’를 공개했다.
트위스티드는 박스형 디자인의 랜드로버 디펜더 커스터마이징으로 유명한 브랜드다. 이번에 선보인 T-Bug는 1960년대 미국 바하(Baja) 레이싱 문화에서 탄생한 비틀 기반 오프로더 ‘바하 버그’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트위스티드는 이 반항적이고 개성 강한 콘셉트에 자사의 정교한 엔지니어링 철학을 더해,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스페셜 프로젝트’ 라인업으로 개발된 T-Bug는 1960년대 클래식 비틀 섀시를 기반으로 하며, 내외부를 전면 개조해 험로 주행에 최적화된 구조로 완성됐다.
차체는 전면적으로 보강됐으며, 험로 주행을 위한 주요 오프로드 사양이 대거 적용됐다. 절개형 펜더 플레어와 튜브형 범퍼, EMPI 바하 휠에는 BF굿리치 오프로드 타이어가 장착됐고, 서스펜션 스트로크와 지상고도 기존 대비 크게 향상됐다.
여기에 현대적인 LED 헤드램프까지 더해져 외관과 기능 양면에서 강인한 인상을 완성했다. 파워트레인은 공랭식 플랫포 엔진을 기반으로 출력이 두 배가량 강화됐지만, 최고출력은 80마력 이하로 조율됐다. 이는 “성능 수치보다 운전 감각이 더 중요하다”라는 트위스티드 고유의 철학을 반영한 결정이다.
실내는 최소한의 스위치만 배치한 미니멀한 구성으로 간결함을 추구하면서도, 수제작 버킷 시트와 맞춤형 대시보드, 고급 가죽 마감 등을 통해 고유의 감성과 품격을 잃지 않았다.
외관에는 바하 스타일의 바디킷과 향상된 제동 시스템을 기본 적용해 강인한 인상과 주행 성능을 함께 잡았다. 트위스티드는 모든 T-Bug를 고객 맞춤형으로 제작할 계획이며, 각 차량은 주문자의 취향에 따라 사양과 디테일이 달라지는 ‘온리 원(Only One)’ 콘셉트로 완성된다.
트위스티드의 창립자 찰스 포셋(Charles Fawcett)은 “현대의 자동차는 운전자를 기계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면서 “T-Bug는 운전자와 차량이 하나가 되는 감각을 되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수치나 편의성이 아닌, 기계와 교감하며 주행의 본질을 느끼는 경험이야말로 진정한 운전의 즐거움”이라고 강조했다.
이 새로운 오프로더는 클래식 비틀의 향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결과물로, 단순한 복원을 넘어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과 기술력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T-Bug는 오는 29일 런던 켄싱턴 뮤즈에 위치한 트위스티드 쇼룸에서 공식 공개될 예정이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auto@thedrive.onlythebestchoi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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