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생산된 차량에 대한 미국 내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관세 정책의 영향으로 수입차 가격이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의 인식에도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자동차 정보 플랫폼 ‘카스닷컴’이 발표한 ‘2025 미국산 차량 지수’가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지수는 차량의 조립 위치, 부품·엔진·변속기 조달처, 미국 내 생산 비중과 고용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순위다. 완벽한 기준은 아니지만, 미국 내 제조업 기여도를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올해 순위에서는 전기차가 강세를 보였다. 테슬라 모델 3, 모델 Y, 모델 S, 모델 X가 1위부터 4위까지 상위권을 모두 차지했다. 특히 모델 Y는 3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며 테슬라의 미국 내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미국 브랜드로는 지프 글래디에이터가 5위, 지프 랭글러가 13위, 쉐보레 콜로라도가 19위 등으로 톱 20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혼다, 아큐라, 기아, 토요타 등의 브랜드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지수에는 총 117개 모델이 포함됐다. 그중 GM은 가장 많은 차량을 리스트에 올렸지만, 상위 20위 안에 든 건 쉐보레 콜로라도 한 대뿐이었다. 반면,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각각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앨라배마에 공장을 두고 생산량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카스닷컴은 최근 소비자 설문 조사 결과도 함께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73%가 관세 등 가격 인상 요인을 피하기 위해 미국 차량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한 애국심보다 실질적인 가격 부담이 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가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부품의 미국 내 국산화율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올해 상위 10개 모델의 평균 미국산 부품 비율은 70.3%로, 2006년의 83.4%에서 크게 떨어졌다. 조사 책임자인 패트릭 마스터슨은 “지수 역사상 100% 미국산 부품으로 만들어진 차량은 단 한 대도 없었다”라며 “자동차 제조는 복잡한 국제 분업 구조 안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관세 정책을 통해 해외 생산을 억제하고 자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고 있지만,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생산 전략까지 바꾸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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