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자동차 관련 관세 조치가 차량 가격 상승은 물론, 글로벌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북미 지역의 생산 위축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이며, 미국 내 판매량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이 약 8,790만 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2% 줄어든 수치로, 약 155만 대가 감소하는 셈이다. 지난해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잇단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해 생산이 줄어든 데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감소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관세 영향은 미국 시장에서 특히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니케이 아시아(Nikkei Asia)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절반가량이 해외에서 생산된 차량이며, 전체 차량 부품의 30~60%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로 인해 북미 지역의 자동차 생산은 올해 9% 감소할 수 있으며, 미국 내 판매량은 3%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업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한 대로 생산지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볼보는 최근 XC60 또는 XC90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미국에서 생산하기로 했으며, 혼다도 시빅 하이브리드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미국 내 생산 능력 확대를 추진 중이지만, 본격적인 가동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아우디와 재규어랜드로버 등 일부 브랜드는 미국 수출을 일시 중단하고, 현재 보유 중인 재고 소진에 집중하고 있다. 관세가 완화될 경우에 대비해 유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폭스바겐그룹 CEO 올리버 블루메(Oliver Blume)는 “아우디가 미국 내 공장 설립을 놓고 트럼프 행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폭스바겐은 미국 내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우디 차량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다만 미국 현지 생산이 현실화되더라도, 높은 인건비 등으로 인해 오히려 완성차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더드라이브(TheDriv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