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흐름을 거스르는 전기 스쿠터가 등장했다. 바로 P1 퍼스트 에디션(P1 First Edition)이라고 불리는 도시형 전동 이동 수단으로, 스쿠터와 모페드의 경계에 위치하면서도 두 진영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구성을 갖췄다.
먼저 외관부터 살펴보면 스쿠터는 마치 사이버펑크 SF 게임에서 튀어나온 듯한 인상을 준다. 수많은 비디오게임과 SF에서 유사한 스타일의 스쿠터와 모페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차체 패널에는 고급 강철과 알루미늄 합금이 사용됐다. 보기에 따라선 테슬라 사이버트럭을 압축한 모습으로 연결해 상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비슷한 느낌이라고 해도, P1은 테슬라의 오마주와는 거리가 멀다.
다양한 디자인, 공학, 실용적 요건을 조화롭게 통합해 전통적인 모페드 및 스쿠터의 크기를 넘지 않는 콤팩트한 형태로 구현해낸 결과물이다.
핫스와퍼블 방식의 3.46kWh 배터리는 도시형 아파트에 거주하며 공용 충전 시설이나 주차 공간이 부족한 이들을 위한 해결책이다. 배터리 외에도 시트 아래 별도의 수납공간이 있어 적재 편의성을 높였으며, 전면 글로브박스는 작은 소품이나 각종 서류를 보관하는 데 적절하다.
또한, 바퀴 허브에 장착된 전기 모터가 최대 12kW의 출력(약 16마력)을 낸다. 이 수치만 보면 큰 힘처럼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P1 퍼스트 에디션은 중량이 고작 220파운드(약 99.8kg)에 불과하다. 전기차 특유의 초반 토크가 가볍고 민첩한 차체와 맞물리며, 충분한 가속 성능을 제공한다.
타이어는 일반적인 전기 모페드보다 더 두툼하고, 경량 오토바이에 가까운 트레드 패턴을 채택했다. 즉, P1은 도심의 뚜렷한 사계절을 견디도록 설계된 탈것인 것이다. 최대 주행거리는 60마일(약 96.5km)이다.
물론, P1은 이런 장거리 주행을 권장하진 않는다. 애초에 목적이 그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능성 자체가 존재한다는 점, 즉 내연기관 오토바이와 맞먹는 수준의 성능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기계가 얼마나 뛰어난 성과인지를 말해준다.
센터 스크린은 9인치 크기로, 인터넷과 블루투스를 지원한다. P1은 애플 및 구글 맵의 공식 탑재를 준비 중이며, 현재는 우회적 방법을 통해 내비게이션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제품이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전까지 이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변속은 우측 핸들바 옆 버튼으로 후진과 전진을 전환할 수 있고, 좌측에는 방향지시등, 경적, 라이트 컨트롤이 있다. 전후방 카메라는 차량 전면과 후면의 물체를 중앙 화면에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이는 전기 산악자전거 이상을 타본 적 없는 사람에게는 아주 유용한 구성이다. 반면, 내연기관 모페드나 스쿠터를 평생 타온 이들이라면 이런 보조 장치는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다.
또 다른 인상 깊은 점은 무게 배분이다. 대부분의 2륜 내연기관 차량은 엔진 위치를 섬세하게 조정해 핸들링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설계하는데, P1은 배터리를 수평으로 바닥에 장착한 덕분에 무게중심이 매우 안정적이다.
자갈길과 움푹 팬 도로 위에서도 P1의 서스펜션은 꽤나 안정적이며, 파워트레인이 과하게 느껴지는 일도 없다. 제동력도 지나치게 민감하지 않으면서 단단하게 잡혀, 경험이 부족한 운전자도 비교적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조작감이 직관적이고 통제 가능해 안도감을 준다.
겉으로 보기에 P1은 핵심 소비자층, 즉 도심 속에서 작고 민첩한 이동 수단을 찾는 이들에게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췄다.
물론, 가격이 문제다. 세금, 수수료, 배송비를 제외하더라도 미국에서 최소 1만 달러(약 1361만원)를 지불해야 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60마일(약 96.5km/h)에 못 미친다.
하지만 가격, 극단적인 디자인, 제한된 주행거리에도 불구하고, 대도시에서 이 같은 전기 스쿠터의 존재 가치는 충분하다. 저렴한 경차를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이지만, 도심형 일상 이동 수단이 자 단거리 이동 수단으로서 자동차와 전기 스쿠터 모두 나름의 장점이 있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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