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王冠)을 뜻하는 단어에서 이름을 딴 토요타 크라운은 일본에서도 매우 상징적인 모델이다. 지난 1955년 일본에서 개발된 최초의 양산형 승용차로 토요타 승용차 라인업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크라운은 토요타 창업자 토요타 키이치로의 ‘대중을 위한 승용차를 만들어 일본인의 삶을 풍요롭게 하겠다’라는 철학이 담겨있다. 이런 크라운은 지난 69년간(2023년 기준) 여러 세대를 거치며, 토요타의 대표 플래그십 세단으로 자리 잡았다.
토요타는 크라운을 다음 달 5일 국내에 출시하기로 하고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이번에 국내에 선보이는 크라운은 16세대이며, 크로스오버 2.5L 하이브리드(HEV)와 2.4L 듀얼 부스트 HEV 2개 모델이다.
2.5L HEV는 가솔린 엔진에 무단변속기(e-CVT)를 연결해 최고출력 239마력을 발휘한다. 2.4L 듀얼 부스트 HEV는 가솔린 터보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 E-포(Four) 어드밴스드 시스템을 결합해 강력한 성능을 보여준다.
아직 국내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에서 4만~5만달러(5200만~6600만 원), 일본에서 435만엔~600만엔(4270만~5800만 원)에 판매되고 있어 이와 비슷한 가격대가 예상된다.
국내 출시를 앞둔 크라운의 69년 역사를 세대별로 살펴봤다.
# 1세대(1955~1962) : 토요타 최초의 승용차
1세대는 일본에서 개발 및 제작한 토요타 최초의 양산 승용차다. 1.5L 엔진을 탑재했으며, 디자인은 뒷문이 반대로 열리는 ‘코치도어’를 장착했다. 1957년 토요타 최초로 미국 시장에 수출한 모델이다.
# 2세대(1962~1967): 토요타 최초 유럽 진출
2세대는 1.9L 4기통 및 2.0L 직렬 6기통 엔진을 탑재하고 2단 반자동 변속기를 적용했다. 크라운 에이트 라인업을 함께 출시했는데, 토요타 최초로 V8 엔진을 넣고 길이를 늘렸다. 1963년 토요타 사상 최초로 유럽에 수출됐다. 국내에도 신진자동차에서 ‘신진 크라운’이라는 이름으로 조립생산 및 판매를 시작했다.
# 3세대(1967~1971): 오너 드리븐으로 변화
3세대는 새로운 플랫폼을 적용해 지상고를 낮추고 경량화했다. 오너 드리븐 성향으로 전환하면서 일본 자동차화의 원동력이 됐다. 상용 라인업인 마스터 라인은 크라운 밴 및 크라운 픽업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 4세대(1971~1974): 최고급 슈퍼 살룬 트림 추가
수입차들과 경쟁하기 위해 디자인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고, 고객의 기호에 맞추려고 4M 엔진을 장착한 슈퍼 살룬을 처음 선보였다. 부드러운 주행을 위해 토요타의 새로운 전자제어식 자동변속기를 처음 도입했다. 4세대부터 토요타 크라운을 정식 차명으로 사용했다.
# 5세대(1974~1979): 4도어 하드톱 세단 도입
세단, 2도어 하드톱, 왜건, 밴과 함께 4도어 필러드 하드톱 세단, 2,600cc 로얄 살룬이 럭셔리 트림으로 추가됐다. 차체를 키워 실내 공간을 넓혔으며, NVH(진동, 소음)를 개선해 정숙성을 구현했다.
# 6세대(1979~1983): 2,800cc 모델 추가
고급스러움과 여유로움, 편안함을 강조했다. 전체적으로 모던하고 우아한 외관 디자인을 완성했다. 크라운의 최상급 모델 로얄 살룬에는 운행 정보 표시 장치 ‘크루즈 컴퓨터’를 탑재했다. 2800CC 모델을 추가했다.
# 7세대(1983~1987): 하이테크 감성 추가
마이크로컴퓨터로 제어하는 파워시트, 고품질 오디오, 오토 레벨러 등 첨단 편의 장비를 추가했다. 3중 도어 실링과 새롭게 디자인한 바디 마운트를 적용해 소음과 진동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4륜 독립 서스펜션으로 승차감과 정숙성을 향상시키고, 터보 엔진으로 연비와 출력도 높였다.
# 8세대(1987~1991): 획기적인 변화
기본 성능을 크게 높였는데, 파워트레인에 가변흡기시스템(ACIS)을 적용해 출력 및 연료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3.0L 직렬 6기통과 2.0L 직렬 6기통 슈퍼차저를 선보였다. 특히 1989년 처음으로 4.0L V8 엔진을 추가했다.
# 9세대(1991~1995): 전례 없는 변화
차체를 키우고 고급 사양을 추가한 최상급 트림 ‘마제스타’를 새롭게 선보였다. 크라운 최초로 모노코크 바디를 적용했으며, 전자제어식 더블 위시본, 에어 서스펜션을 탑재했다. 5단 자동변속기와 GPS 기반 내비게이션, 헤드업 디스플레이, 뒷좌석 VIP 시트, 운전석 SRS 에어백, 안전벨트 프리텐셔너 등 첨단 편의 및 안전 사양을 대거 적용했다.
# 10세대(1995~2001): 크라운의 새로운 정체성
품격 있고 세련된 디자인을 추구했다. 최상급 마제스타는 위엄이 느껴지는 전용 디자인을 도입해 차별화했다. 모든 모델의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에 SRS 에어백을 탑재하고, 마제스타는 차체제어컨트롤(VSC)을 도입했다.
# 11세대(1999~2003): 럭셔리 재정의
완전 재설계를 통해 럭셔리카의 재정의를 시도했다. 새로운 플랫폼으로 차체 강성을 확보하고 주행 성능을 높였다. 새로운 더블 위시본 리어 서스펜션으로 안정성과 편안함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 12세대(2003~2008): 새로운 럭셔리 트렌드 제시
‘제로 크라운’ 슬로건을 내걸고 플랫폼을 비롯해 디자인까지 모두 바꿨다. 보수적인 디자인을 역동적으로 개선하고, 파워트레인도 직렬 6기통에서 V6 3.0L 및 2.5L 직분사 엔진으로 바꿨다. 다양한 안전 장비와 인텔리전트 AFS 등 각종 편의 기능을 대거 적용했다.
# 13세대(2008~2012): 최초의 하이브리드 탑재
크라운 최초의 하이브리드를 선보였는데, 3.5L V6 엔진과 고성능 전기모터를 조합했다. EV 모드로 주행할 수 있으며, 동급 최초로 TFT(박막 트랜지스터) LCD ‘파인그래픽 계기판’을 채택해 에너지 흐름을 표시했다.
# 14세대(2012~2018): 다시 태어난 Re-Born 크라운
2.5L 4기통 앳킨슨 사이클 엔진에 전기 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추가했다. 새로운 파워트레인은 정숙하면서 높은 연비와 출력을 자랑했다. 이외에 차체와 서스펜션의 강성을 높여 주행 성능과 승차감을 개선했고, 첨단 신기술들도 업데이트했다.
# 15세대(2018~2022): 한계를 뛰어넘는 1세대 커넥티드 카
토요타 혁신의 결정체인 TNGA 플랫폼을 최초로 도입했다. 차체 강성이 향상됐고, 저중심 설계를 바탕으로 뛰어난 주행 안정성을 실현했다. 새로운 2.5L 엔진 및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10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연비와 주행 성능을 극대화했다.
# 16세대(2022~): 새로운 크로스오버 출시
2022년 7월 토요타는 16세대 크라운을 선보였다. 16세대는 다양한 고객의 니즈에 따라 크로스오버, 스포츠, 세단, 에스테이트 등 4개의 새로운 크라운으로 출시됐다.
크로스오버는 세련된 쿠페 스타일을 적용해 새로운 플래그십을 표현했다. 심플하고 웅장한 디자인으로 크라운만의 우아함을 강조하고 대구경 휠을 통해 세단과 SUV 사이의 파워풀한 스타일을 완성했다.
인테리어는 꼼꼼한 마감과 프리미엄 소재가 장점이다. 디스플레이와 각종 스위치를 수평으로 배치해 어느 좌석에서나 직관적으로 조작하도록 했다. 2열은 여유로운 헤드룸과 레그룸으로 퍼스트 클래스 느낌의 편안한 실내 공간을 연출했다.
바이폴라 니켈-메탈 수소(Bi-polar NI-MH) 배터리를 적용해 연비를 개선했고, 전류 흐름과 전기저항을 최소화해 배터리 셀의 출력을 높였다. 크라운 2.4리터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 모델은 2.4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 다이렉트 시프트(Direct Shift) 자동 6단 변속기, 고출력 수냉식 리어모터(eAxle)가 장착된 E-Four Advanced 시스템으로 강력한 모터 출력과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더드라이브 /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onlythebestchoi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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